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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독서치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때 삶이 쓸쓸할때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갈수록 서로 협동하지 않아도 홀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인지 여러 환경들의 영향 탓에,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과거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과거 대가족을 지나 핵가족을 거쳐 이제는 일인 가구 시대까지 와버린 지금.

나이 많으신 분들의 고독한 죽음을 알리는 고독사는 비단 그들만의 일이 아님을 알리는 소식들을 접할때면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이따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직 꽃봉우리가 피지도 못했는데, 좁은 시야와 나 밖에 없다는 쓸쓸함에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는 소식은 어쩌면 3 세대가 같이 모여 조금은 사생활이 적더라도, 조금은 참견받으며 살더라도 얼른 독립하고 싶다는 투정을 부리면서도 아침에 해주는 따뜻한 밥과 슬플때 기쁠때 같이 울어줄 누군가가 항상 집에 있다는 포근함과 비교가 안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문명의 발전이 그 포근함을 대체해줄 수 있을까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혼자 사는 이상 사람없이 포근함을 대신해주지는 못할겁니다. 로빈슨 크루소가 오죽하면 공에 이름을 붙였을까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이미 혼자 사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냐 라는 얘기가 나올때가 되었군요. 옆에 누군가가 있는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이 외로움 쓸쓸함 고독함 무기력함을 느낄때 어떻게 하면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전문가들의 글을 가져와봤습니다.

바로 독서치료 입니다.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치료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문학은 인간의 심리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학은 심리를 바탕으로 되는 것이기에 사람에게 긍정 및 부정의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마음이 변화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 그 책을 잊지 못하여 책대로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현상은 독서가 치료의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1. 독서치료의 기초이해


최근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치료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이런 것이 바로 다양한 문학작품을 매개로 하는 심리치료인데, 단순히 책읽기를 통해 마음을 치료한다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독서치료는 책이 주는 여러 가지의 효과를 그대로 치료의 방법으로 활용하려는 시도이므로 어쩌면 우리의 주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일지 모른다. 우리는 오래도록 책읽기를 시도해왔기에 다른 무엇보다도 아마도 책에 대한 경험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독서는 치료의 방법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고 있다.

1) 독서치료의 정의

독서치료(Bibliotherapy) 기법은 아동이 독서를 통하여 스스로 좋은 감정을 갖게 하여 심리를 치료하는 기법이다. 원래 독서치료란 말의 어원은 biblion(책, 문학)과 therapeia(도움이 되다, 의학적으로 돕다, 병을 고쳐주다)라는 그리스어의 두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문학이 치료적인 특성을 가졌다는 기본 가정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독서치료가 무엇인지 가장 단순하게 정의를 내린다면 책을 읽음으로써 치료가 되고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다.

독서치료가 고대부터 알려지고 실시되어 왔지만, 그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것은 1916년에 사무엘 크로서스(Samuel Crothers)에 의해서였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독서치료를 "신경증을 치료하기 위해 책들을 골라서 읽는 것"이라고 처음으로 정의를 내렸다. 

또한 처음으로 독서치료에 대한 박사학위 논문을 썼던 캐롤라인 슈로드(Caroline Shrodes)는 독서치료를 독자의 인성과 문학과의 상호 작용의 과정으로 정의하기도 하였다. 웹스터사전(Webster's Third New International Dictionary, 1961)에서는 정신의학과 의약분야에서 치료의 보조수단으로 읽기 자료를 사용하고, 지시를 받은 대로 읽음으로써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하도록 안내하며, 적응을 잘 못하는 사람들을 사회에 복귀시키기 위한 치료이고, 사회적인 긴장을 없애기 위한 활동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2) 독서치료의 좁은 의미

독서치료는 1960년대에 이르러서는 치료요업으로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것은 독서치료에 대한 정의가 심리치료에서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것과 학교에서 교사나 상담자가 교육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구별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활동을 강조한 학자들에 등에 의하면 독서치료는 독서와 관련되는 자료를 읽거나 들은 후에 토론이나 역할놀이, 창의적인 문제해결 활동 등 구체적으로 계획된 활동을 함으로써 독서 자료로부터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이끌어내도록 돕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책을 읽은 후에 구체적인 활동이 반드시 함께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독서의 상호작용은 성격적인 측면에서 치료의 요건이 되었다. 상호작용을 강조한 하이네스와 하이네스-베리(Hynes, Hynes-Berry, 1994)는 "상호 작용적인 독서치료에서 훈련된 치료사는 두 측면을 고려해야 했다. 그것은 임상적(clinical) 또는 발달적(developmental) 독서치료 참여자의 감정과 인지적 반응을 통합하도록 도와주기 위하여 선택된 문학작품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런 문학작품에는 인쇄된 글, 시청각 자료, 참여자 자신의 창의적인 글쓰기 작품 등이 해당되는데, 이것들에 대한 토론을 유도하고 이끌어 나간다는 점에서였다.

3) 독서치료의 넓은 의미

독서치료는 넓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독서치료는 참여자가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매개로 하여 다양한 방법이 시도될 수 있다. 여기에는 치료사와 내담자의 1:1이나 집단으로 토론, 글쓰기, 그림 그리기, 역할극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독서치료가 여러 가지 방법의 구체적 활동과 상호작용을 통해서 자신의 적응과 성장 및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나아가 다양한 문학작품들에는 인쇄된 글, 영화나 비디오 같은 시청각자료, 노랫말, 자신의 일기 등 글쓰기 작품들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이것은 독서치료의 다양성과 함께 대상의 다양성을 시사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시각에서 독서치료의 대상자에는 정서불안이나 우울증이나 알코올 중독과 같은 특정하고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 뿐 아니라, 정상적으로 발달해가면서 겪는 갈등이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의 심리를 어떤 방법이로든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심리는 이러한 작품에서 그것이 투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2. 독서치료와 유사한 치료와의 비교

독서치료는 그 용어의 사용에서 상당히 혼란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 이것은 독서치료가 유사한 치료 때문에 잘못 오해되는 것에 해당한다. 그러면 진정한 독서치료와 그와 유사한 치료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러한 차이는 유사한 치료들과의 비교를 통하여 구분할 수 있는데, 이런 치료는 대개 독서와 직, 간접적으로 연관성을 갖는 것이라서 혼동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1) 문학교육과 독서치료

문학교육은 교육의 현장인 학급에서 학생과 문학작품과 교사 사이에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일반적으로 문학작품이 도구(tool)라기 보다는 토론의 대상(object)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교사의 목표는 학생들이 문학작품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통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때 이루어지는 토론은 역사적인 맥락과 장르의 특성과 이야기 구조와 은유 등의 언어사용과 중요한 주제가 어떻게 제시되었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문학교육과는 달리 독서치료는 자아를 보다 잘 이해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런 것은 그대로 독서교육과 독서치료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독서치료에 쓰이는 자료에 대한 의미를 참여자가 지적으로 이해하는 것보다는 참여자 개인의 감정이나 정서적 반응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는 점에서다. 더 나아가 독서치료에서는 자신을 이해하는 것과 관계가 있는 감정이나 통찰력을 유발시킬 수만 있다면, 본문에 대해 다소 잘못된 해석을 해도 괜찮다고 본다. 

2) 독서치료와 심리치료

독서치료는 주로 문학작품을 매개로 하여 치료가 이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것은 독서치료가 일종의 수단적인 특성과 요법 간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두 치료가 모두 마음을 치료한다는 것에도 동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치료의 매개수단을 활용함에 따라 붙여지는 성격이라고 보아야 한다.

다만 독서치료와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심리치료 사이에는 다른 점이 있다. 물론 이것은 방법론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 이해된다. 대부분의 심리치료에서는 치료적인 상황에서 치료사와 참여자는 심리적인 문제에 직접적으로 초점을 맞추어 참여자가 그 문제를 인식하게 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이러한 치료는 참여자-문제-치료사와 같은 삼자관계로 표시가 될 수 있으며, 이런 맥락에서는 중간에 개입되는 자료가 없다. 그 반면에 독서치료는 참여자-문학작품-치료사와 같이 치료적인 상황에서 문학작품 등이 치료의 자료나 도구로서 사용된다는 점이다. 

3) 독서지도와 독서치료

독서치료는 독서지도나 교육과는 다른 점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성행하고 있는 독서지도와 독서교육은 언어교육이나 국어교육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엄격한 의미에서의 독서교육과 독서지도는 어떻게 하면 아동들이 책을 즐겁게 읽고 책을 좋아하고 책 읽는 자체를 즐길 수 있게 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독서지도와 독서교육은 아이들의 독서수준이나 흥미 등을 고려하여 좋은 책을 선정해서 올바른 방법으로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독서교육은 어떻게 하면 독서 감상문을 잘 쓰게 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는 대개 독서 감상문을 잘 쓰게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되는데, 예를 들면 인형극을 보여주면서 동작을 재연해보거나 또는 그림을 그려보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시도한다. 이런 방법을 통하여 책 내용을 충분히 다루어 보도록 한 후에 독후감을 쓰게 한다는 점에서는 결과적으로 기능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는 편이다.

반면 독서치료는 책을 읽은 후에 다양한 활동을 하거나 책 내용에 대하여 토론을 하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하며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여 결국에는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독서지도는 독서를 효과적으로 하는 독서의 능력에 초점을 두는 반면에, 독서치는 독서를 통하여 마음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독서지도와 독서치료는 책을 읽은 후의 활동은 같을 수 있지만, 그 목적과 그 효과에 차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4) 독서클리닉과 독서치료

독서치료와 독서클리닉은 동일하지 않다. 독서치료는 독서클리닉과는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독서클리닉은 주로 읽기 부진아나 읽기 장애아가 그 대상이 되고 있다. 읽기 부진아란 정상적인 지능을 가진 아동이 신체, 인지, 정서, 환경, 교육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 때문에 해당학년의 읽기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읽기 부진아의 원인을 진단하여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주는 것이 독서클리닉이다.

독서클리닉과는 달리 독서치료는 읽기 부진아도 그 대상이 될 수 있으지만, 그 외에 정서장애나 주위가 산만한 아이 뿐 아니라 정상적으로 자라나는 아동이라도 성장과정 중에 겪는 갈등이 있는 경우에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적인 치료가 적용되는 현장에서는 책을 좋아하고 잘 읽는 아동이 훨씬 그 치료효과가 크다. 실례로 독서치료를 받았던 아동 중에 호기심이 많고 질문거리가 생기면 참지 못하고 계속 질문을 하기 때문에 수업에 방해가 되어 선생님께 계속 지적을 당하고 주의가 산만하여 본 연구소에 왔던 초등학생이 있었다. 그 아동은 책읽기를 매우 좋아하고 잘 읽어서 효과를 본 사례이기에 독서치료의 대상이 더 포괄적이라고 할 수 있다.

5) 미술치료와 음악치료와 독서치료

요즘 미술치료와 음악치료는 표현예술치료의 범주 안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위의 세 가지 치료는 본질적으로 세 가지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첫째, 과학으로서 심리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예술은 인간의 정서에 호소하는 측면이 있어서 마음의 반향을 일으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예술이 인간의 마음을 깊이 자극을 가하여 반응을 유발하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로, 예술에는 주관성과 개별성, 그리고 창의성과 아름다움의 요소가 포함된다. 여기에는 특징적인 매개물이 활용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것은 바로 독서치료는 문학, 미술치료는 미술, 음악치료는 음악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차이점이라는 점에서다. 독서치료에 사용되는 매개물이 자가-치료서(self-help book)인 경우는 비문학 도서류가 포함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예술치료는 모두 대인관계의 과정이 필요하다. 인간의 마음을 치료한다는 점에서는 예술치료가 모두 중요한 대인관계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예술치료는 인간의 마음을 올바르게 변화시킨다는 치료이기 때문에 모두 치료사와 참여자간에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공감, 친밀감, 의사소통 능력 등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7) 이야기치료, 글쓰기치료, 시-치료와 독서치료

독서치료는 이야기치료, 글쓰기치료, 그리고 시-치료와는 동일하지 않다. 이런 차이에 대해서 우리는 독서치료와 다른 치료에 대해서 그 특징적인 것을 들어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로 이야기치료와의 비교이다. 이야기치료는 이야기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야기치료는 내담자와 치료사가 직접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치료가 되는 반면에, 독서치료는 이미 만들어진 이야기를 매개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즉, 이야기치료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상처가 치료되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인 예로서, 갑작스런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여 힘들어하던 다섯 살 난 남자아이가 어느 날 아버지에게 토끼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 이야기를 끝내면서 동생의 죽음을 수용하고 그 슬픔을 극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 내용을 아버지가 글로 쓰고 그림을 그려서 된 그림책(유리 브레이바르트, 2002, 죽으면 아픈 것이 나을까요?, 느림보)이 출간되어 있다.

둘째로 글쓰기치료와의 비교이다. 글쓰기치료는 정신적, 육체적, 정서적, 영적으로 더 나은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반성적인 글쓰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글쓰기가 다 치료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상처가 되었던 과거의 사건을 자세히 묘사하고 그 때 느꼈던 감정과 사건을 보는 현재의 느낌을 함께 쓸 때 치료의 효과가 컸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글쓰기치료는 표현 예술치료 쪽에서도 활용되고 있고 미국에서는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시-치료와의 비교이다. 시-치료는 문학작품 중에서 주로 시(詩)를 가지고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시를 읽는 것, 시-를 쓰는 작업을 하는 것 등이 가능하다. 이것은 시-치료가 독서치료 보다 그 매체가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거의 독서치료와 동의어로 쓰일 정도로 대중적이라고 보아야 하는 점이다. 

3. 독서치료의 원리

독서치료를 위한 주된 자료로서의 문학작품은 상징화 과정을 통하여 개인의 경험과 일부가 되고, 상징은 전체 상황에서 정서적 반응을 일으켜 독자로 하여금 실제 경험과 상호작용 하도록 돕는다. 작품 속에 묘사된 상황이나 작중 인물은 비슷한 심리적 상황 속에 깊이 간직된 독자의 필요를 반영하거나 소망을 채워주고, 실의에 찬 독자를 일깨워 주게 된다. 이때 독자의 긴장 상태는 작품 속의 긴장 상태와 기꺼이 의사소통 하게 된다. 우리는 시와 소설을 읽고, 드라마를 보면서 유발되는 대리적 경험은 동일시, 투사, 내부투사, 초기 경험에서 현재의 상징으로 감정의 전이, 카타르시스, 통찰을 포함한 일련의 과정을 체험하게 한다. 

1) 동일화의 원리

동일화((Identification)는 독서치료에서 일차적인 원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독자는 책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한 사람과 자신을 동일화하여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에서다. 동일화에서는 내담자가 다른 사람에게 애정을 느껴 자기와 다른 사람과를 일체로 생각하도록 하는 자아(自我)의 자각 과정으로, 투영(projection)과 섭취(ingestion)가 내포되고 있다. 

여기서 투영이란 자기의 감정, 사고, 성격, 태도를 다른 사람 가운데서 찾아내는 것을 말하며, 섭취는 그 반대로 다른 사람의 감정, 사고, 성격, 태도를 자기 가운데서 찾아내는 것이다. 그러면 동일화 원리는 작품내용의 주인공의 성격, 행동, 태도를 이상으로 하여 그것을 자기의 내면에 섭취하여 같은 감정을 증대시키는 요법이라고 볼 수 있다. 

2) 카타르시스의 원리

독서치료에는 카타르시스의 원리가 활용된다. 카타르시스(catharsis)는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시각에서 카타르시스란 감정의 정화로서 치료적인 면에서 볼 때는 대상자의 내면에 쌓여 있는 욕구불만이나 심리적 갈등을 언어나 행동으로 표출시켜 충동적 정서나 소극적인 감정을 발산시키는 요법이다. 독서요법에 있어서의 카타르시스는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감정, 사고, 성격, 태도에 대한 감상을 문장으로나 말로 표현시키는 소위 감상의 고백을 말한다. 

카타르시스는 정신분석에서 마음속에 억압된 감정의 응어리나 상처를 언어나 행동을 통해 외부로 드러냄으로써 강박 관념을 없애고 정신의 안정을 찾는 일이다. 그런가 하면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그 나쁜 감정을 더 쌓이게 하여 악화시킬 뿐 해소하지 못 한다고 보았다. 그는 사람이 그런 감정을 글로 기술할 때 진정한 정화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는 정서명명하기(affect labeling)를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에서 우리는 연속극이나 영화에서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것은 사람이 보거나 경험하지 못한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좋은 것만 보고 살 수는 없겠지만, 나쁜 경험을 직접경험이나 간접경험(영화나 연속극 등에서 보그 듵는 것들)을 통하여 강한 부정을 해소하는 노력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3) 통찰의 원리

독서치료에서는 통찰의 원리가 활용된다. 통찰(Insight)이란 자기 자신이나 자기의 문제에 대하여 올바른 객관적인 인식을 체득하는 것으로 카타르시스의 다음에 나타나는 작용이다. 독서요법에 있어서의 통찰은 계속적인 치료 과정을 통하여 책 속의 등장인물의 행동을 스스로 깨닫도록 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동기 조성이나 욕구를 달성할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동반한 감정적 통찰력을 갖게 한다. 

이런 작업을 통하여 내담자는 작중의 인물을 의인화활를 시도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 인성의 변화는 지식이 많은데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대체로 감정이입과 심미적인 경험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있다. 이런 통찰의 원리에서 독서치료는 대개 다음의 학문적 이론에 기초하여 진행진다고 볼 수 있다.

첫째로 정신분석의 이론적인 차원이다. 정신분석이론은 참여자가 문학작품을 읽은 후 치료사와 나누는 상호작용 중에 일어나는 동일시, 전이, 카타르시스와 같은 개념의 근거를 제시한다. 치료사가 참여자인 아동에게 문학작품을 주었을 때 작품을 읽는 참여자는 주인공에게 동일시를 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을 잘 인식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동일시를 통하여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되어 심리적인 해방감도 가지게 된다. 카타르시스를 통하여 자신에 대한 통찰을 얻도록 해 주는 것이다. 

둘째로 게슈탈트의 이론적인 차원이다. 게슈탈트 이론은 치료사가 내담자에게 지금-여기에서 알고 있는 것들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담자는 특히 문학작품을 읽은 후에 거기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역할을 맡는 역할극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내적인 갈등을 더 많이 인식하게 되어 심리적인 통합과 올바른 자아인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로 사회학습의 이론적인 차원이다. 사회학습 이론에 의하면 사람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함으로써 새로운 행동을 획득하게 된다. 이러한 이론은 아동가 성인의 생각과 행동을 모방하거나 또래집단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심리적 특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잘 설명해 준다. 따라서 사회학습 이론에서 강조하는 관찰학습과 모델링(modeling)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다. 즉 참여자는 작품 속의 등장인물이 하는 바람직한 행동을 따라하게 된다. 

넷째로 집단상담의 이론적인 차원이다. 집단상담은 전문적으로 훈련된 상담자의 지도와 동료들과의 역동적인 상호교류를 통해서 개개인을 더 잘 이해하고 보다 성숙된 수준으로 향상시키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집단상담에 대한 여러 정의 중에서 핵심이 되는 요인은 집단상담이 개개인의 성장과 문제해결을 도와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단상담은 인간의 발달과업에 관련되어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다룸으로써 개인의 바람직하고 건강한 성장발달을 돕는다. 또한 참여자의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갈등과 문제를 보다 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섯째로 비지시적 상담의 이론적 차원이다. 인간은 합리적이고 긍정적이며 주체자로서 스스로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보는 이론이다. 이 이론의 상담의 목적은 내담자가 타인과 환경에 대해 수용하고 개방하도록 즉 자기 이해, 자기 수용, 자아실현을 하도록 돕는다.

여섯째로 인지행동치료의 이론적 차원이이다. 인지행동치료는 인간이란 합리적 잠재성과 비합리적 잠재성을 같이 가지고 태어난다고 보았으며, 비합리적 사고 경향이나 자기 파괴적인 습관 등은 문화와 가족에 의해 영향 받는다고 보았다. 따라서 상담의 목적은 내담자의 자기 파괴적인 신념을 줄이고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며 더욱 융통성이 있고 생산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다. 

지금까지 우리는 독서치료에 대하여 기술했다.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치료하는 경향이 생겨났다고 했다. 문학은 인간의 심리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문학은 심리를 바탕으로 되는 것이기에 사람에게 긍정 및 부정의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점에서였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마음이 변화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 그 책을 잊지 못하여 책대로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현상은 독서가 치료의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독서치료의 기초적인 이해와 그 원리로 구분하여 기술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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