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책 한 자 안보던 당시, 책을 보지도 않으면서 눈에 들어왔던 물건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이패드같이 생겨가지고는 종이도 아닌것이 종이처럼 글씨를 보여주는 능력을 가진 흑백 e 잉크 단말기 킨들이었던거죠.
그래서 당시에 책을 보려고 킨들을 산게 아니라, 킨들을 쓰려고 책을 봤었습니다.
심지어 그때 봤던 책도 epub 파일을 구해서 넣어야만 한국어로 된 서적을 읽을수가 있던터라 최신도 아닌 거의 뭐 무료로 배포되는 고전을 봐야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전자책 단말기(ebook Reader, e-ink reader) 같은 종류의 기기는 책을 보는것 자체가 귀한 요즘 미디어의 시대에 그 책을 읽는 단말기는 더 희귀할수밖에 없으려나요?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종류의 단말기이지만, 그 틀을 처음으로 깨트리고 나와준 것이 바로 가장 거대한 유통기업의 대표무기 Kindle(킨들)입니다.
아마존 사장은 처음부터 지금의 아마존을 만들고자 했던게 아니었다고해요. 온라인 서점을 만드려다가 일이 이렇게 커져서, 뒤늦게 전자책 시장을 도입하면서 킨들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이녀석이 아주 혁신이었습니다.
당시 매일 충전해서 사용하는것이 너무나도 당연시 되던 주변 전자기기들: 모토롤라의 레이져 폴더형 핸드폰이라던지, 블랙베리라던지...(아 갑자기 향수가...) 핸드폰이야 뭐 지금도 배터리의 압박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그래서인지 대기시간 3주라는 파괴전차 급의 진짜 책 스러운 전자기기에 다들 놀랐었죠. (전자책 시장의 아이폰이었달까요.)
게다가 아마존의 역작답게 탑재된 리눅스 OS는 버벅임도 전혀없고, 버그도 안나고 에러도 없어서 정말 책처럼 쓸수가 있었습니다. 아무도 마진 안남는 시장에서 홀로 "우리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돈을 벌테니 밑지는 장사해도 상관없어" 처럼 밀어붙여준 덕분에 전자책단말기? 하면 모르지만 킨들! 하면 아는단어가 된것입니다.
지금이야 Boyue 라는 중국 기업도, Onyx라는 러시아 기업도 그리고 한국 기업들도 전자책 시장에 뛰어든 상태라 정말 많은 회사들에게서(Kobo, Sony, Nook 등등) 전자책 단말기가 나오고있는 상태라 더이상의 '킨들'은 아니긴 합니다.
대표적으로 현재 2018년 기준으로 쓸만한 전자책 단말기들을 소개해 보자면, TOP 3안에 킨들이 안들어갈 정도로, 훌륭한 기기 들이 많이 나옵니다.
특히 한국 시장만 놓고 고려해보자면 사실... 킨들은 끼는거 자체가 어불성설이죠.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전자책 단말기+ 레전드라서 항상 언급이 되고있을뿐 시장성의 가치는 한국에서 만큼은 떨어집니다.
아마존도 없는 나라에 무슨 킨들이야
우선 옆에 보신 Boyue 라는 기업의 T80은 '디자인은 개나줘 대신 성능과 가격은 만족시켜줄게' 라는 공식을 가장 완벽하게 수행중인 중국의 제조사 입니다. 요새는 Freeware 안드로이드에서 중국의 어떤 서점사에 묶여가지고 추천드리기가 조금 애매한 감이 있지만 여전히 예전 모델들도 현역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해서 싸고 스펙 좋은 단말기를 소개해주자면 빼놓지 않고 나옵니다. (그렇다고 디자인이 엄청 구린것도 아니에요.)
대표 모델 (T62+ T63, T76, T80) 6인치 6.8인치 8인치 등등 정말 안찍어내는게 없어요. 전자책 단말기 시장 자체가 마진이 거의 안남는 분야라, 대부분의 다른 회사들이 여기껄 OEM으로 개조해서 사용했습니다.
보위에 T80s 링크
다음에 보실 단말기는 ONYX사의 Kepler Pro 입니다.
여기는 러시아 회사로 알려져있고, 한국에서 구매가 쉽지않아서 사실상 구매대행으로 사는건데, 기기 성능만큼은 확실합니다. 대신 가격이 조금 쎈 면이 있고, 국내기업이 아니기때문에 A/S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해외는 원체 A/S라는 시스템 자체가 도입이 잘 안되어있어서 고장나면 새로 사야해요. Kepler Pro 모델은 현재 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있고(이정도면 거의 광고수준) 6인치 전자책 리더기에서 보기 힘든 스펙을 보유하고 있기때문에 '난 여기서점도 저기서점도 보고싶다' '배터리도 좋아야하고 화면도 평평해야하고 튼튼해야하고 고급스러워야한다' 뭐 이러시면 가격 안보고 이거 사시면됩니다. 사실 요즘꺼 케이스다 뭐다해서 사면 비싸져서 얼추 비슷합니다. 장점은 오픈소스 안드로이드를 사용중이기때문에(안드4.0) 한국이던 해외던 유명한 전자책 서점의 APP들을 다 설치해서 볼수있음은 물론이고, 핸드폰처럼 테마 설치해서 진짜 흑백 핸드폰처럼 이쁘게 꾸며서 쓸수도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아무 제한도 걸지않은 기기라서 매력이 있긴합니다. 단점은 구매하기가 힘들고 비싸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서점좀 가봤다', '전자책좀 안다' 하시는 분들은 쓰고계시거나 봤을만한 물건일겁니다.
바로 크레마 그랑데 입니다. 크레마 시리즈는 한국의 서점3사의 합작품으로(yes24,알라딘,반디앤루니스) 제조배급되고 있는걸로 알려져있는데요, 직접 개발하고 제조하는것은 아니지만 한국 시장에 맞춰서 기기를 개조해 판매하는 식으로 배급을 하고있습니다. 기기 마감도나 각종 버그들로 초판은 사지말라 라는 얘기가 돌았던 적도 있으나, 소비자를 우롱하는거도 아니고 받아쓰는 물건이다보니 기술력의 한계였는지 여기저기 고생고생하는 흔적을 봐서 (매번 패치되는 횟수라던지) 조금은 봐줍니다.
지금도 저 3사 서점에 가시면
크레마 사운드(초경량 보급형)
크레마 카르타+(6인치 고급형)
크레마 그랑데(6.8인치 고급형)
이렇게 3종류의 단말기를 판매중인걸 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셋다 써본 저의 의견으로는 크레마 시리즈중에서 가장 양품은 그랑데가 맞는거 같습니다(배터리도 그렇고 성능도 가장 준수). 다만, 사운드는 가격적인 측면이나, 휴대성 접근성을 봤을때는 그랑데보다도 높은점수를 줄수있습니다. (그랑데vs카르타+를 비교했을때는 크기로 경쟁하는거니까 의미가 없는거)
초심자용 기기는 크레마 사운드 괜찮습니다. (사운드와 비슷한 물건으로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도 좋습니다.)
해상도나 속도가 조금 떨어지기는 하는데, 그걸로 책 많이 보시다가 '아 이걸로 못보겠다' 다른데에 눈이 돌아가면 그때 아예 고급형으로 오시는게 좋지, 전자책 단말기 사놓고 먼지만 쌓여라 장식하시는 분들을 하도 많이 봐와서 어쩔수없이 이렇게 추천하네요.
자 마지막으로 같이 소개해드릴 기기는 Ridibooks의 페이퍼 프로입니다.
요녀석 물건입니다. 7.8인치의 크기로 서점에 파는 왠만한 책과 같은 크기(동일크기)로 보실수있어서, 정말 책 그자체를 보는 느낌을 줍니다. 양옆에 존재하는 물리키는 '와 이건 진짜 있었어야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꼭 필요했던건데 케플러 살때 진짜 물리키없어서 고민 엄청했었던거 생각해보면, 책읽는데 물리키는 정말 날개 달린듯 읽을수 있게 해줘요 +_+.(물리키 유무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정말 편리합니다.)
그리고 흔히 스펙볼때 오류가 배터리 용량만 보는건데, 실 사용시간이 용량보다 중요합니다. 카르타+ 한숨나오는 녀석이 3000 mAh로 페이퍼 프로의 거의 2.5배인데 대기시간은 이녀석이 2.5배라죠.
블루투스 미지원이라 리모컨으로 못본다는 유일한 단점만이 존재하는데, 저는 리모콘이 있지만(케플러도 있고 크레마꺼도 있고...) 사실 거의 안써요. 블루투스 켜두면 배터리 먹고, 리모콘도 따로 충전해줘야하고 보통 걸어다니면서 읽거나 야외에서 틈틈히 보기때문에 껐다 켰다 많이 귀찮습니다. 애초에 종이책 리모컨으로 넘겨보시는 분 없듯 버튼만으로 책 안잡고 있어도 한손으로 읽을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요. 많이 안들고 다니시고, 집에서만 책을 보는데 좀 많이 보신다? 돈은 충분하다? 그러면 고민없이 이녀석 사시면 됩니다. 아참, 리디북스는 리디북스 책만 읽으실수있습니다.(아마존 킨들의 리디북스 버전이랄까요.) 리디가 열린서재 도입하는순간.... 저는 아마 다 처분할지도..?
이걸 쓰던 저걸 쓰던 중요한 것은 독서량인거같아요. 누가 뭐래도 자기가 보기에 편한 단말기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반신욕하면서 책읽게 방수기능이 도입되어있는 코보꺼도 써보고 싶네요. 이상 실사용자의 주저리주저리 리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신 : 리디 페이퍼3 구매 이유
2017년 전자책 단말기(eBook Reader) 종합 리뷰
6인치 전자책 단말기의 최고봉 Onyx Kepler Pro 리뷰
모든 리뷰는 작성자 본인의 사비로 쓰였음을 밝힙니다.
어떠한 상업적 용도도 없으며,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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