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고양이.
이번신작의 바로 전 작품이었던 잠에서
저에게 매우 큰 실망을 안겨주었던 약력덕분에
이번에는 구매하지 않고 친구한테 빌려 읽었습니다.
책 소개에서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의 문명을 바라본다
라고 쓰여있는 대목을 보면 그의 가장 대표적인 저서 '개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기서 일단 솔직히 불안했구요,
잠보다 많은 인기를 누렸다는 말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 문장으로 느껴졌습니다.
고양이로소이다가 생각나는 책
다큐멘터리에서 고양이를 하루종일 쫒아다니며 찍는,
그러한 일상물의 고양이 시리즈는 현재 많습니다.
그들의 시선에서 나레이션까지 넣어가면서 하는 방송말이죠.
개미는 정말 신선했으나, 고양이는 비교적 덜 신선한 것은 사실입니다.
시각에 휘둘리는 게 인간의 최대 약점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시각에 의존해 세상을 이해하고 즉각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TV를 통해 시각 정보를 수집한다.
시각 못지않게 귀중한 정보원인 청각은 이미지가 촉발한 효과를 극대화하는 용도로만 사용될 뿐이다.
정말 비슷합니다.
제가 '잠'을 읽으면서 '타나토노트'가 떠올랐던 것처럼,
'고양이'를 읽으면서 '개미'가 떠올랐습니다.
물론 둘다 비슷하기만할뿐, 3류 패러디 영화같이 별로였죠.
신선하지도 참신하지도 그렇다고 기발하지도 않은 이번 작품에,
저는 어떤 점수를 매겨야할지 너무 곤란했습니다.
개미, 뇌, 빠삐용, 타나토노트 시리즈를 기대하면서
펼쳤던 팬의 마음을 무참히 짓밟힌 느낌이랄까요...
한번도 아니고 두번 연속 이러니까 마음이 매우 아팠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항상 작품을 준비할때,
지식을 우겨넣어줄만큼 철저하게 준비를 합니다.
책을 읽으면 그 분야에 "백과사전을 같이 드립니다" 수준이었어요.
이번 책 고양이도,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책을 1권을 덮고, 2권을 덮을때도 작가의 무언가가 없었습니다.
비교 대상이 없어서 견딜 만했어.
부당한 장애물이 더 나은 삶을 가로막고 있다고 느껴야 고통의 감정도 생기는 법이니까.
그렇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에도 적응하게 마련이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니까 부당함을 못 느꼈어.
내겐 자연스러운 상황이었으니까,
케이지 밖의 세계는 내게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이라는 비교 대상이 많아서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좋았던 명작을 읽고나서야 졸작이 주는 괴로움도 생기는 법이죠.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들었다고 일단 사는 팬심은 작가를 썩어가게 할 뿐입니다.
시대는 변해가고, 독자들은 더 나은것을 바라는데 작가는 나아지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다작의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도 매 시리즈가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작가도 사람이기 때문에 분명 매순간이 명작일 수는 없어요, 이해합니다.
하지만 준비가 안된 이게 본모습이고, 예전이 시간의 압축으로 만들어진 명작이라면
(개미 집필은 작가가 어린시절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작품이었습니다.)
이 이후로 기대할 작품이 없다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고양이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셨거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처음 보신다면
'이게 왜?'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 리뷰입니다.
부디 개미와 뇌, 타나토노트같은 명작들을 읽어보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부디 다음 작품에서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매우 주관적인 리뷰니까요, 저와 생각이 다르신 분은 지적 환영합니다.
겸허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고양이 책 리뷰를 마칩니다.
모든 리뷰는 작성자 본인의 사비로 쓰였음을 밝힙니다.
어떠한 상업적 용도도 없으며,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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