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오래전에 친한 친구가 선물로 주었던 책이었는데, 그때 당시 꽤나 감명깊게 읽고 부푼 꿈을 끌어안으며 열심히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책을 폈었더랬죠.
하지만 제 머리가 굳어버린걸까요? 꿈을 향한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렸던 것일까요? 책알못이던 그때의 저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아졌다 말할수 있는 지금 제가 본 이 책의 내용은 그때와 사뭇 다릅니다.
함께 살펴보시죠.
이책의 모토이자 내용의 전부인 R=VD.
R=VD (생생하게 Vivid, 꿈꾸면 Dream, 이루어진다 Realization)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라는 어떻게보면 강한 동기부여를 자극할만한 말입니다.
실제로 자신감 넘치고 자존감이 높을수록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으며, 더 많은 도전을 한다고 알려져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주장에는 좀 과도하게 나가는게 아닌가 하는 주장들이 다소 섞여있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독자들에게 마치 이것이 진리인것마냥, 그냥 어느정도 협조 수준이거나 '천국에서도 분명 행복할거야' 같은 꼭 그랬으면 하는 추측들을 사실 팩트 그자체로 만들어 놓은 화법은 정말...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읽을 독자들에게 거짓말을 하는게 되니까.)
가볍게 하나 예시를 보고 넘어가시죠.
그러고 보니 열악했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뤄낸 세계적인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우린 많이 접해왔다. 성폭행 피해자에서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시킨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공중화장실에서 세수를 했던 시절을 딛고 일어난 영화배우 짐 캐리, 대형 백화점에서 어마어마한 판매고를 달성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꿈꾸던 에스티 로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걸까? 하늘이 점지해준 운 좋은 인간들일까? 아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이지성 작가의 지론이다. 그는 R=VD이론을 과학적으로 풀이했다.
인간의 뇌에서 전두엽은 사고, 판단과 같은 고도의 정신작용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자신의 꿈을 현실인 것처럼 그리다 보면, 현실과 뇌 속 현실이 일치되도록 전두엽이 활동을 시작한다. 이때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 행동을 하게 되고, 이런 행동들이 꿈이 이루어지도록 만들게 되는 것이다. 즉, 어떤 일을 항상 궁리하고 미쳐야 달성하게 된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글자 그대로다.
그렇다면 한창 인기를 끌었던 책 『시크릿』에 나오는 양자론과는 무슨 차이일까?
양자는 소립자이다. 양자의 세계, 즉, 눈에 보이지 않는 4차원 속의 세계를 말한다. 당연히 머릿속에서는 되나 현실에서는 안 된다. 현실은 3차원이기 때문이다. 그냥 꿈꾼다고 이뤄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자못 흥분하는 이지성 작가.
그의 눈앞에 이뤄진 꿈이 그가 자신의 꿈을 위해 그저 바라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발로 뛰는 피 끓는 노력의 결과물이었음을 토로했다.
“노력한다고 모두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모두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노력은 성공의 핵심 원리가 아닙니다. VD가 뒷받침될 때 현실이 됩니다.”
다시 한번 그의 지론을 들어보자. 백만 원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백만 원을 번다. 하지만 생생하게 자신의 목표를 꿈꾸는 사람은 백만을 넘어서 천만, 10억 원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지성 작가는 “고 정주형 회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10대 시절부터 매일 2,30분씩 자신의 꿈을 큰소리로 외치고 다닌 VD기법을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길게 설명할것도 없습니다. 그냥 말이 앞뒤가 맞는지만 봐도 됩니다.
Q: R=VD 이론을 과학적으로 풀이했다.
A: 인간의 뇌에서 전두엽은 사고, 판단과 같은 고도의 정신작용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자신의 꿈을 현실인 것처럼 그리다 보면, 현실과 뇌 속 현실이 일치되도록 전두엽이 활동을 시작한다. 이때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 행동을 하게 되고, 이런 행동들이 꿈이 이루어지도록 만들게 되는 것이다. 즉, 어떤 일을 항상 궁리하고 미쳐야 달성하게 된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글자 그대로다.
과학적으로 풀이했다더니, 일부러 어려운 단어들만 선택하여 "아...아... 그렇구나 그런거구나!" 하고 얼렁뚱땅 넘어가게 합니다. 전두엽은 자신의 꿈을 현실인 것처럼 그리지 않아도 활동을 하며, 전혀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 되지 않는 주장입니다. 그럴수도 있겠거니 하는 심증은 물론 백번 양보해서 있다고 쳐주더라도, 저걸 마치 논문 발표하듯이 꿈을 현실인것처럼 그리면 꿈이 이루어지도록 만들게 되는 것이다. 불광불급 이라는 사자성어까지 써가며 언급하는건 매우 잘못 되어있는 서술방식이라고 봅니다. 아마 작가가 내용에 심취해서 MSG 좀 섞어 가며 내용을 써 내려 간듯 한데, 저런 부분은 좋은 내용을 망치는데 한 몫 했습니다.
그래놓고 바로 다음줄에 자기가 쓴 내용을 다시보더니 이건 좀 과한가... 싶어서 나중에 추가로 넣은듯한 느닷없는 시크릿 책 이야기의 양자론. 왜냐하면 자신의 말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전혀 없는 이야기니까죠.
다시 한번 그의 지론을 들어보자. 백만 원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백만 원을 번다. 하지만 생생하게 자신의 목표를 꿈꾸는 사람은 백만을 넘어서 천만, 10억 원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지성 작가는 “고 정주형 회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10대 시절부터 매일 2,30분씩 자신의 꿈을 큰소리로 외치고 다닌 VD기법을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바로 아래꺼 볼게요.
정주형 회장이 성공할수 있었던 이유는 10대 시절부터 매일 20~30분씩 자신의 꿈을 큰소리로 외치고 다닌 VD기법을 실천했기 때문 이라고 너무나도 당연하고 확고하게 적어놨습니다.
성공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마음가짐을 다잡게 하고, 성공을 하리라는 믿음을 심어 주는것.
네. 물론 매우 주요합니다. 정말로 다 같은 위치에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라면, 강인한 마음으로 끝까지 하는 사람이 성공할것은 당연하니까요.
하지만 정주형 회장이 10대시절부터 매일 20~30분씩 자신의 꿈을 큰소리로 외치고 다녔다는 이야기, 여러 유명인사들의 VD기법을 실천했다는 이야기 그냥 확인 불가능한 말일 뿐입니다. 작가가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물어봐가면서 책에 확인을 하고 쓴걸까요? ㅋㅋㅋㅋㅋㅋ 어휴. 회고록도 없이 가신 분들도 거침없이 R=VD로 만들어 냅니다. 거의 이정도면 유명인 물타기나 다름없죠. 성공한 사람들이 나중에 "어떻게 성공하셨어요?" 물을때 넣을게 없어서 추가될법한 한줄짜리 이야기를 자신의 R=VD 기법에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내용 책에서 R=VD에 관한 내용만 빼면 정말 아무것도 안남습니다. 책에서 주제빼면 뭐가 남겠냐? 하고 반박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부수적으로 항상 자신이 생각하게 될 적용점이라던가, 아 이렇게 해보면 좋겠다 같은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영감이라는게 명저에는 반드시 따라오기 마련인데, 이건 그냥 아동용 아니 유아용 동기부여 책같은 느낌입니다. 무엇을 배운것도 없고, 모두가 다아는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만 같다 붙인 채, 일화에서 나오는 무한 예시 반복에 성공을 하기위한 발판이나 노력 조건 같은건 일말 언급조차 없으면서 성공한 사람들은 다 VD를 했기때문에 R이 되었다고만 합니다.
자기계발서 최근에 좋은거 많이 나와있습니다. 구체적이고 정말 꿈을 쫒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책,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으로 가득한 책 정말 많습니다. 물론 보시는건 자유지만..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던 그런 책이어서 충격받고 분노에 휩싸여 글을 남깁니다. 훌륭한 내용이 아무리 많아도 개연성없이 사실무근의 내용이 책 사이에 껴있다면, 잘지은 밥에 돌이 한가득 든것처럼 쓸수없는 책이 됩니다. 제발 유의해주시고 책을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시가 다 사실이면 맨뒤에 주석을 달던가
추천 도서에 정말 훌륭한 자기계발서들로 가득찰때까지 리뷰를 멈춰선 안되겠네요. 독자들이 깨어야 합니다.
100점 만점에서 60점 정도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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